주택

공동 전기료는 왜 이렇게 많이 나올까? 아파트 전기요금 구조 해부

투파파 2025. 5. 7. 08:00

아파트 관리비 중 유독 높은 전기료, 그 원인은 무엇일까요? 공동 전기요금의 구조를 해부해드립니다.

 

공동 전기료는 왜 이렇게 많이 나올까? 아파트 전기요금 구조 해부

 

1. 공동 전기료란 무엇인가요?

입주민 여러분이 매월 납부하는 관리비 내역서를 자세히 살펴보면, ‘전기료’ 항목이 개인세대와 별도로 ‘공동 전기료’라는 이름으로 따로 기재되어 있는 것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입주민은 자신이 사용한 만큼의 전기요금만 부담한다고 생각하지만, 공용시설에서 사용되는 전기요금은 전혀 다른 기준으로 부과되고 있습니다.

공동 전기료란 단지 전체에서 공용으로 사용하는 전기에 대한 요금을 의미하며, 이에는 지하주차장 조명, 복도 및 계단 센서등, 승강기, 옥외 경관조명, CCTV, 전기차 충전기, 관리사무소 사무용 전기 등 입주민 전체가 간접적으로 사용하는 모든 전기가 포함됩니다.

이 전기료는 세대별로 나누어 부과되며, 보통 세대 수에 따라 균등하게 분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 보니 사용량과 관계없이 요금이 청구되며, 이로 인해 **“나는 절약했는데 왜 요금이 그대로냐”**는 불만이 종종 제기되곤 합니다.

특히, 공동 전기 사용량이 많은 단지에서는 한 달에 세대당 수천 원에서 많게는 2~3만 원 이상까지 부담이 커질 수 있어 입주민의 민감도가 높은 항목 중 하나로 꼽힙니다.


2. 공동 전기요금은 어떻게 계산되나요?

공동 전기요금은 한국전력공사(한전)로부터 아파트 단지 내 공용계량기를 통해 계측됩니다.
즉, 관리사무소에서 사용하는 전기와 각종 공용 시설물에 공급되는 전기를 별도로 계량하여 한전에서 요금을 부과하는 방식입니다.

일반 세대의 전기요금은 누진제가 적용되지만, 공동 전기요금은 일반용 전력 요금체계를 따르기 때문에 요율이 다르게 적용됩니다.
특히, 여름철이나 겨울철 냉난방 장비 가동, 경관조명 운영 시간 증가 등으로 인해 공동 전기요금이 급증하는 사례가 자주 발생합니다. 또한, 승강기는 많은 전력을 사용하는 대표적인 설비입니다.
고층 아파트의 경우 매일 수천 번 운행되며, 단지 내 승강기 수가 많을수록 전기 소비량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합니다.
여기에 CCTV 녹화 장비, 무인택배함, 전기차 충전기 등도 꾸준히 전기를 소비하는 고정 지출 항목입니다.

관리사무소는 매월 공용 전기 사용량을 세대 수로 나누어 분배하거나, 입주자대표회의의 결의에 따라 면적 기준 또는 세대별 가중치를 적용해 부과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분배 기준이 명확하지 않거나 관리 규약에 반영되어 있지 않으면, 입주민 간 형평성 문제로 갈등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3. 전기료 절감이 어려운 구조적 원인은 무엇인가요?

공동 전기요금이 높은 이유는 단순히 ‘많이 써서’가 아니라, 설비 노후화, 비효율적인 조명 시스템, 자동화 미흡, 운영 방식의 비효율 등 구조적인 문제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센서등이 고장 나 항상 켜져 있거나, 불필요한 시간대에 경관조명이 계속 점등되는 경우, 엘리베이터가 대기 없이 반복적으로 이동하면서 전력을 낭비하는 등의 사례는 매우 흔합니다.

또한, 일부 아파트는 에너지 절감 설비가 아예 설치되어 있지 않거나, 관리사무소가 관련 데이터를 분석하거나 조정할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경우도 많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에너지 컨설팅 업체의 도움을 받아 절감 가능성을 분석하고, LED 조명 교체나 승강기 대기제어 시스템 도입 등을 통해 실질적인 전기요금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역시 초기 투자비용이 필요하며, 그 비용을 장기수선충당금에서 지출하려면 입주자대표회의의 의결, 공사 승인, 주민 공고 등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즉, 문제를 인식하더라도 해결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리고, 이해관계 충돌이 생길 수 있는 구조입니다.


4. 입주민은 어떻게 감시하고 절감에 참여할 수 있을까요?

공동 전기요금이 과도하게 청구되고 있다고 판단되면, 입주민 여러분은 먼저 관리사무소의 전기 사용 내역서를 요청해 보셔야 합니다.
한전 고지서, 계량기 검침표, 월별 사용량 및 단가 등을 통해 실제로 얼마나 사용되고 있는지, 어디에서 낭비되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한, 입주자대표회의에 공동 전기요금 절감 관련 안건을 상정하여 에너지 절감 설비 도입, 공용 조명 타이머 조정, 센서 교체, 전기차 충전기 운영 방식 변경 등
실질적인 개선 방안을 제안할 수도 있습니다.

관리사무소가 월 1회 제공하는 관리비 집행 내역서도 꼼꼼히 확인해야 합니다.
일부 항목은 탁상 계산으로 청구되거나, 이미 철거된 설비가 계속 요금이 부과되는 오류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감시와 제안은 입주민이 직접 할 수 있으며, 서울시와 일부 지자체는 공동주택 관리지원센터를 통해 전기요금 진단 컨설팅을 무료로 제공하기도 합니다.

공동 전기료는 ‘공동 책임’이지만, 모두가 책임 없이 무관심하다면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입주민 한 분 한 분의 관심과 참여가 곧 관리비 절감으로 이어지고, 장기적으로 아파트의 자산 가치를 지키는 길이 됩니다.